top of page

Mistry Beryl

​미스트리 베릴

[ 기타사항 ]

환청.

자신이 앨리스를 잃고 더이상 령들을 볼 수 없는것을 알고는 있지만, 어린시절을 계속 함께해왔던 존재들이 사라져버린것이 싫었다. 고요함이 불안했다.

언제나 소란스러운 공간에 살던 사람이 갑작스레 아무 소리도 존재하지 않는 하얀 방에 같힌 기분이 아닐까? 

현실직시와 도피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중 결국 자신에게 영적인 힘이 있어 령의 목소리만큼은 듣는다고 믿게되어 환청을 듣기 시작한다. 

앨리스와는 별개로 자신이 영적인 방향으로 트인 사람이라 믿고 여전히 고인의 목소리를 듣는척, 자신의 생각을 유가족에게 전하며 장의사 일을 계속해오고 있다. 본래도 유산상속, 개인적이고 세세한 이야기는 전해주지 않았으니 적당히 말해주어도 유가족들은 그저 믿을 뿐. 결국 누구에게도 나쁘지 않은 하얀 거짓말이 아닐까. 가상세계에 들어와 일시적으로 앨리스를 사용하게 된 후로는 해당증상이 호전되어있었다.

간혹, 증상이 극도로 심해지면 여러사람의 목소리가 아닌 단 한사람의 목소리. 중학생정도의 아이의 목소리만을 듣는다. 

 

유서.

언제나 품에는 작은 편지봉투가 하나. 낡았지만 착용한 적이 없는듯 매듭이 없는 소원팔찌가 같이 들어있다. 장의사 일을 시작했을 때부터 매년 새로이 적는 유서로 자신이 미처 남기지 못한 말을 대신 전하는 전달자이기 때문에, 만약 자신이 갑작스레 죽게된다면 자신이 하고싶었던 말을 남기지 못할 것 같아서 언제나 소지하고있다.

의외로 내용은 간결해서 자신이 죽었더라도 이 편지를 읽는 당신의 곁에 아주 잠시, 분명 존재할테니 나에게 못다한 말이 있다면 지금 말해주세요.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 편지를 태워주세요. 그런 내용이다. 

 

형제.

위로 형이 한명. 아래로는 누이와 남동생이 두명.

형과의 사이는 조금 데멘데멘. 뭔가 일이 있었다기보다 성향이 잘 맞지 않는 편이다. 

마지막 남동생과는 무려 8살 차이. 미스트리가 학원에 입학할 즈음 갓 태어났고, 그 이후에는 중, 고등부 시절쯤 장의사 일로 외출하며 아주 간간히 얼굴을 보았다. 다른 형제와 달리 함께한 시간이 적었던 만큼 너무 소중하고 귀여웠기에 유독 아끼고 유일하게 숨기는 것이 없는 상대. 

 

[ 과거사 ]

베릴가는 대대로 이름을 이어올만큼 크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부유한. 상위계층이라고 말 할 수 있는 집안. 물론 앨리스 집안은 아니었다.

아이는 사남 일녀로 무려 다섯. 그중에서 차남으로 태어났다. 집안 분위기가 엄청 화목하다 할 정도는 아니지만 금전적 여유가 받쳐주니 그럭저럭 평온한 편.

다섯 아이중에서도 유일하게 앨리스를 갖고 태어난 미스트리는 날때부터 유령을 보았지만 어린아이의 무지함은 그 어떤 두려움도 이기는 법. 자연스럽게 유령을 친구처럼 생각하게 되었다.

말도 제대로 못하는 어린시절에는 아이의 허공을 보는듯한 묘한 행동을 가족들은 대수롭지 않게 넘겼기에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말 할 수 있는 초등학생 입학 직전에야 미스트리에게 앨리스가 있음을 알게되었다. 앨리스를 가진 사람은 앨리스 학원에 입학해야하는 법. 입학하면 좀처럼 밖으로 나올수도, 가족과 만날수도 없음을 알지만 베릴가와 미스트리 본인은 이런 상황을 이해하고 입학을 결정한다.

 

집안을 떠나 학원에 입학한 미스트리가 가장 먼저 해내야 했던 일은 망자와 산사람을 구분하는 것. 미스트리의 눈에는 죽은사람도 너무나 또렷하고 생생하게 보였기에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오랜시간 관찰하여 산 사람으로서 불가능한, 예를 들어 공중에 뜨거나 벽을 통과하는 행동을 하거나 직접 손을 대보는 것. 미스트리에게도 유령은 통과하기 때문이다. 물론 성질이 나쁜 령은 자신을 알아본 산자에게 해를 가할수도 있다고 미리 주의를 받아 꾸준한 관찰과 감으로 구분하는 방법을 몸에 익혔다.

눈썰미를 타고났는지 평생 노력해야할거라는 주변의 우려와는달리 비교적 금방 익숙해져서, 중등부 시절 즈음에는 거의 완벽하게 구분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거의' 였다. 미스트리가 장의사 일을 하게 된 계기가 된 사건. 이때 딱 한 번 착각한 이후 더욱 더 신중하게 관찰하고 구분하기 시작했다. 

앨리스 학원 내부는 외부인, 일반인은 일절 출입 금지. 그럼에도 간혹 눈에 띄는 사복차림의 한 아이가 있었고, 어느 날은 곁에 다가가 말을 걸어보았다. 나름 오랫동안 관찰했지만 딱히 망자같은 비 상식적인 행동을 보이지는 않았으니까. 다가가서 살며시 손을 대보니 접촉도 가능했으니 그저 잘못 들어온 아이구나. 그렇게만 생각했다. 짧게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마음도 맞는 듯 해서 자연스레 사이가 좋아졌고. 미스트리 나름의 비밀친구가 되어 선생님이나 주변에 외부인이 있다는것도 알리지 않았다. 룰이나 상식보다 내 소중한 사람이 더 중요했으니까.

일주일 후, 친구로서의 선물을 주고싶어 자그마한 실팔찌를 만들어 찾아갔을때, 이번에는 닿을 수 없었다. 자신이 지금까지 봐왔던 죽은자들처럼 스르륵 통과해버릴 뿐. 얼이 빠져있는 미스트리와는 달리 머쓱하게 웃으며 자신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지금까지의 자신은 뇌사상태였고, 흔히 이야기하는 유체이탈의 느낌으로 이곳저곳을 구경다니다 여기에서 너를 만났고, 이제 닿을 수 없는걸 보니 이제야 생을 마감한 모양이라고. 가족의 곁보다 마지막까지 자신을 보고 이야기해줄 수 있는 네 곁에 더 와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래도 가족에게 미안하니 대신 마지막 유언을 전해줄 수 있냐는 부탁과 함께 아이는 떠나버렸다. 미스트리를 만나는것과 가족에게 유언을 전달하는 것 이외의 미련이 없었던 모양이다.

 

이후 끈질긴 부탁과 보호자 동반을 전제로 외출을 허락받아 아슬아슬 장례식 직전 아이의 시신과 부모를 만날 수 있었다. 

그자리에서 부탁대로 유언을 전달한 후 하게된 결심이 유언을 전하고 죽은자의 마지막을 떠나보내는 사람, 장의사가 되겠다는 다짐을 하고 바로 학원의 허락을 구한다. 앨리스를 활용한 활동이기에 앨리스를 과도하게 노출시키지 않을것을 약속한 후 승인을 받아내었다.

그 뒤로는 그저 노력했다. 일처리를 빠르고 완벽하게 해내는 성향이 아니라 고생도 했지만 그래도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에 자신의 편이 생겼고 불과 5년만에 지명도 있는 장의사가 되었다. 

또 하나의 작은 불행이 있다면 어느정도 자리를 잡자마자 미스트리가 20살이 되며 앨리스가 사라졌다는 것. 

약 반년정도 휴식기를 가지며 모든 의뢰를 거절하고 고민하던 중 마음의 병이 환청을 불러왔고, 들려오는 환청을 앨리스 대신삼아 거짓말로 계속 장의사 일을 계속하게 되었다.

 

그렇게 다시 일을 시작하고 1년. 이 즈음부터 시크릿랭커의 선발이 시작되었고, 그 누구도 의심할 여지 없이 시크릿랭커 장의사의 칭호를 받게되었다. 

 

 

 

[ 소지품 ]

유서, 낡은 소원팔찌

[ 성격 ]

미소의 의미.

미소는 살아가기위한 가벼운 가면. 일일히 입아프게 대꾸하고 일을 벌리는 것 보다 그저 웃고있는게 왕도라는것을 너무 어릴때부터 알아챈것이다. 억지웃음이라기보다는 그저 감정도 의미도 없는 서비스용 미소에 가깝다. 본성이 나쁜것은 아니지만 진심으로 웃어본지가 벌써 얼마나 오래되었을까. 

 

일선.

어릴때부터 령을 보아와 산사람보다 죽은사람에게 마음이 치우쳐있는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산자에 대한 마음이나 관심이 일절 없지는 않으며 그나름의 선이 있다. 흔히 자신이 믿을 수 있는사람과 없는 사람을 구분하는 그런 선과 비슷하지 않을까. 

선은 대략 두개의 범위가 있으며 첫번째 선은 겉으로 드러나는 관계선이기 때문에 넘어오기 쉽지만 두번째 선은 그야말로 모든것을 내어주고 알려줄 수 있는 사람. 진심으로 대하는 사람의 범위이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들어서기 힘들지 않을까. 현재까지 이 선을 넘었던 사람은 단 둘¿ 뿐이다.

간혹 자신에게 적대심을 보이는 사람, 첫번째 선 마저 넘어오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한없이 까칠하고 매정하다.

" 걱정 말아요. 분명 듣고있어요. "

YUBIKIRI GENMAN - Unknown Artist
00:0000:00
bottom of page